[인터뷰] 씨인스타, 캐스팅 시장 판도 바꾸는 스타트업

인터뷰 / 박기영 기자 / 2026-10-27 10:58:30
  • 카카오톡 보내기
김주원 대표 “팬 참여와 데이터로 배우 발굴의 새로운 기준 제시”
블록체인·AI 기반 공개 오디션, K-콘텐츠 캐스팅 생태계 혁신 도전
▲ 김주원 씨인스타 대표

 

K-콘텐츠의 세계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배우와 콘텐츠를 발굴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기존 인적 네트워크와 제작사 중심의 캐스팅 구조에서 벗어나 대중의 참여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팬 참여형 공개 오디션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 씨인스타(SeaInStar)가 있다. 씨인스타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배우의 활동 이력과 팬들의 시청·투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제작사의 캐스팅 판단에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씨인스타를 이끄는 김주원 대표는 공연예술을 전공한 뒤 광고대행사와 방송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블록체인을 전공하며 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2022년 씨인스타의 전신인 밈비를 설립한 그는 콘텐츠 제작과 디지털 저작권 관련 특허 3건을 등록했으며, 기획부터 제작·유통까지 직접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개 오디션 플랫폼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팬들의 참여가 배우 발굴과 작품 제작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폐쇄적인 캐스팅 구조, 공개 오디션으로 기회 확대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배경에는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경험한 불공정한 관행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광고와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저작권의 귀속이나 제작비 집행 과정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참여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기 어려운 사례를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저작권 기술에 주목했다. 제작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고 어떤 권리를 보유하는지 기록으로 남긴다면 보다 투명한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2021년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이듬해 회사를 설립한 것도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기존 캐스팅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제한적인 접근성과 불투명한 선발 과정을 꼽았다. 연출자가 배우를 찾을 때 조연출이나 캐스팅 디렉터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 신인 배우는 물론 경력자도 오디션 기회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원자가 선발되지 않은 이유를 알기 어렵고, 제작사 역시 새로운 인물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캐스팅 과정이 공개되지 않으면 지원자는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고 제작사도 기존 인맥에 의존하게 된다”며 “과정이 투명해질수록 새로운 배우에게 돌아가는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 참여 데이터로 배우 발굴의 새로운 기준 제시
씨인스타의 핵심 사업은 공개 오디션 플랫폼 'CINSTAR'다. 지원자가 연기 영상을 등록하면 이용자들이 이를 시청하고 응원과 투표에 참여한다. 플랫폼은 영상의 실제 시청 정도와 투표 결과, 이용자 반응 등을 데이터로 축적한다.

단순한 팔로워 수나 온라인 인지도보다 실제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지원자의 프로필에는 참여한 오디션과 응원, 투표 이력이 누적된다. 이러한 기록은 이후 다른 작품에 지원할 때 활동 이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배우의 가능성을 판단할 때 단순한 인기도보다 실제 연기 영상을 얼마나 시청했고 어떤 반응이 나타났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제작사에 제공해 새로운 인재 발굴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팬들의 투표 결과가 캐스팅을 직접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다. 최종 선발은 제작사와 캐스팅 디렉터 등 전문가가 담당하고, 대중의 참여 데이터는 판단을 돕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는 원칙이다.

투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표권의 종류를 구분하고 집계 기준을 공개하도록 설계했다. 향후에는 선발되지 않은 지원자에게도 영상 시청 이탈 구간과 반응 추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오디션 결과와 관계없이 지원자가 자신의 강점과 보완점을 파악하고 다음 도전을 준비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블록체인 특허 3건 확보, AI 기술로 서비스 고도화


씨인스타는 공개 오디션을 단순한 온라인 투표 서비스가 아닌 콘텐츠 제작 전반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김 대표가 발명자로 참여해 2023년 등록한 특허 3건에는 콘텐츠 제작 과정의 기록과 참여자 활동 이력 증명, 멤버십 관리 등의 기술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비 확보, 제작과 유통, 정산까지 참여 이력을 관리하는 구조를 구상했다.

씨인스타는 서비스 기획과 개발, 운영을 내부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오디션 영상을 보다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AI 콘텐츠 제작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2026년에는 혁신성장유형 벤처기업 확인을 두 번째로 받았다. 김 대표는 기술력과 함께 콘텐츠 제작 현장에 대한 이해가 사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만으로 콘텐츠 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실제 제작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이해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웹툰 IP 제작 경험, 콘텐츠 사업 확장의 기반


씨인스타는 공개 오디션에 앞서 콘텐츠 기획과 제작, 유통 분야에서도 사업 경험을 축적했다. 전신인 밈비 시절인 2023년에는 약 2,500명이 참여한 기획 투표를 통해 콘텐츠를 선정했다. 이후 디지털 저작권 선구매 방식으로 제작비를 확보해 웹툰 IP 3편을 제작하고 연재했다.

현재 자체 제작한 웹툰은 투믹스 등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다. 별도로 150화 분량의 콘티를 완성한 오리지널 웹툰 IP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자체 IP가 향후 영상화될 경우 씨인스타의 공개 오디션과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작 기획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배우 선발 과정에도 참여하면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는 구조다.

수익모델은 제작사와 기획사, 광고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오디션 게재 서비스와 이용자 멤버십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일반 이용자에게는 매일 응원과 투표에 사용할 수 있는 별 3개가 제공되며, 멤버십 가입자는 추가 혜택과 광고 없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AI 콘텐츠 제작 기능의 구독 서비스와 광고, 저작권 거래 및 IP 판권 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사업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실제 캐스팅 성사 건수를 제시했다.

그는 “이용자 수나 투표 참여도 중요하지만 공개 오디션이 실제 작품 출연으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원자와 제작사 모두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야 플랫폼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사·기획사 협력 확대, 콘텐츠 산업 연결망 구축

씨인스타는 콘텐츠 제작사와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4월 대원미디어 계열사인 유피웍스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한국캐릭터협회와도 협력하고 있다.

드라마 '굿모닝! 베로니카'와 'MZ스님 박건우' 등 이용자 참여 기반의 콘텐츠 라인업도 추진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는 세종대학교 박우찬 교수가 기술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실제 제작사의 오디션 공고를 활용한 시범 운영도 진행했다.

씨인스타는 앞으로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뿐 아니라 광고 모델을 찾는 기업과 브랜드, 배우 교육기관, 공연 및 행사 기획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예기획사와의 관계 역시 경쟁보다는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씨인스타는 배우를 직접 관리하는 연예기획사가 아니라 새로운 인재를 발견하고 연결하는 공개 오디션 플랫폼”이라며 “플랫폼에서 주목받은 배우가 기획사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팬덤 참여 확대, K-콘텐츠 시장 진출 본격화
 

씨인스타가 주목하는 또 다른 시장은 글로벌 K-콘텐츠 팬덤이다. 김 대표는 해외 팬들이 완성된 드라마나 영화를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배우 발굴과 콘텐츠 제작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CINSTAR는 개발 초기부터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지원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어 국내외 이용자가 같은 오디션 영상을 시청하고 응원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국내에서 실제 캐스팅 성공 사례를 확보한 이후 해외 이용자 참여를 확대하는 단계적 전략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원 언어를 늘리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 배우를 찾는 해외 제작사와 글로벌 브랜드가 플랫폼에서 직접 공개 오디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B2B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팬들의 반응을 데이터로 확보하면 배우의 글로벌 경쟁력을 사전에 가늠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해외 팬들이 오디션 단계부터 참여하면 제작사는 배우에 대한 글로벌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며 “국내 배우에게는 해외 진출 기회가, 해외 제작사에는 한국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년 안에 K-콘텐츠 참여의 출발점으로 성장”

김 대표가 제시한 중장기 목표는 씨인스타를 K-콘텐츠 산업의 참여형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향후 5년 안에 배우를 꿈꾸는 사람은 오디션 기회를 찾고, 제작사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며, 팬들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공개 오디션을 시작으로 콘텐츠 기획과 제작비 확보, 제작·유통·정산까지 참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산업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 재능 있는 인재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금이야말로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야 할 시기”라며 “좋은 작품은 결국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만큼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씨인스타라는 이름처럼 모든 사람이 하나의 별이 되고, 그 별을 알아보는 팬들이 만나는 공간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씨인스타의 사업 모델은 기존 제작사 중심의 캐스팅 구조에 팬 참여와 데이터 분석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결합한 시도다. 다만 정식 서비스 출시 이후 실제 캐스팅 성과와 이용자 확보, 투표 데이터의 신뢰성 등을 입증하는 것이 사업 확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콘텐츠 제작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발한 스타트업 씨인스타가 K-콘텐츠 산업의 인재 발굴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더 스타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