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브라질 룰라 4기, 산업 대전환 본격화…한국 기업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특집/기획 / 박영복 기자 / 2026-11-03 18: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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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핵심광물·첨단산업·에너지 중심 브라질 경제정책 변화 분석
정부 부채 GDP 대비 82.9%…재정 압박·우파 의회 견제에 산업지원 조정 가능성
현지 생산·기술협력·공급망 다변화 중요…한국 기업, 투자 전략 재정비 필요

브라질 룰라 4기 정부가 핵심광물과 첨단산업,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국가 주도 산업 대전환을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시장 기회와 대응 과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자원 수입과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협력, 공급망 구축을 결합한 중장기 진출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3일 발표한 '브라질 대선·총선 결과와 룰라 4기 정부의 정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 10월 25일 대선에서 51.79%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파 자유당이 하원 121석과 상원 29석을 확보하면서 산업지원 예산과 조세정책을 둘러싼 협상이 불가피해졌다.


▲ 룰라 4기 정부의 공약과 의회 동의 필요 여부/자료출처=룰라 대통령과 플라비우 후보의 공약집을 바탕으로 대외정책평가연구원에서 작성
국가 주도 산업육성 지속…재정 압박이 최대 변수
룰라 정부는 신산업정책(NIB), 생태전환계획(PTE), 대규모 인프라 개발사업(Novo PAC)을 중심으로 제조업 경쟁력과 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책은행의 저금리 대출과 세제 혜택, 공공조달을 활용해 전략산업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정부 부채가 2023년 GDP 대비 71.5%에서 올해 8월 82.9%로 증가하면서 산업지원 예산의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우파 의회가 재정 건전성과 지출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 한국 기업은 정부의 투자계획뿐 아니라 실제 예산 배정과 세제 혜택의 지속 여부까지 살펴야 한다.


핵심광물·반도체·AI…현지 산업 생태계 구축에 주목
브라질은 광물 원석 수출에 머물지 않고 국내 가공·제련·재활용을 확대해 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광물 관련 법률을 통해 현지 가공과 재활용 사업에 세액공제, 정부 보증, 인허가 우선 처리 등의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반도체 산업에는 세제 혜택과 함께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도록 했으며, 데이터센터에는 재생·저탄소 에너지 100% 사용과 국내 공급, 연구개발 투자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이는 한국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광물 구매계약보다 현지 가공시설 투자와 기술이전, 공동 연구개발을 결합하는 사업구조가 브라질의 산업정책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탄소시장 확대…친환경 기술기업 진출 기회
브라질은 저탄소수소와 바이오연료, 해상풍력, 친환경 자동차, 탄소배출권거래제 등을 법제화하며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탄소시장 도입으로 일정 규모 이상 온실가스 배출시설에 배출량 보고와 배출 한도 준수 의무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력망, 에너지 효율, 탄소배출 측정·관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현지 기업과의 기술협력 및 사업 참여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세제 혜택과 인허가, 탄소시장 운영에 관한 세부 규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분야가 있어 제도 시행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기업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수출에서 현지 협력으로
브라질의 산업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이 우선 검토해야 할 과제는 현지 산업정책과 연계한 사업모델 구축이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단순 수입보다 현지 가공·재활용 및 공동투자 가능성을 살피고, 첨단산업에서는 연구개발 투자와 현지 공급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저탄소 기술을 중심으로 현지 수요처를 발굴하고 정부 지원제도와 인허가 요건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브라질의 조세개혁에 따라 2027년부터 소비세 통합이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현지 법인 운영과 투자비용, 세제 혜택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브라질의 통상 다변화 정책도 주요 변수다. 한국 기업은 한·Mercosur 무역협정 협상 재개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중남미 시장 전체를 고려한 생산·물류·공급망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브라질 경제협력, 선언 넘어 실질적 사업화가 관건
한국과 브라질은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광물, 재생에너지, 전력망, AI, 방산, 항공우주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들 분야가 브라질의 좌우 진영에서 공통으로 지지받거나 이미 법제화된 산업이라는 점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될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책 방향의 연속성이 개별 사업의 성공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은 산업별 하위 규정과 재정지원 조건, 현지 파트너의 사업 역량을 확인하고 투자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결국 룰라 4기 정부의 산업 대전환은 한국 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동시에 현지화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브라질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생산 역량을 현지 산업 생태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향후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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