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기후센터, 9월 전선 213㎞ 북상…늦더위·호우 위험 키웠다

기후/대기 / 박형진 기자 / 2026-10-23 1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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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과 47년간 동아시아 전선 추적, 폭염·호우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필요
▲ 사진제공=아태기후센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원장 하경자, APCC)가 기후변화로 9월에도 비구름 통로인 전선이 남쪽으로 물러나지 않고 크게 북상해 늦여름 폭염과 호우 위험을 함께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태기후센터는 한국과학기술원(총장 배충식)과 공동 연구로 지난 47년간 동아시아 여름철 전선의 위치 변화를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기후·대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npj 기후 및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실렸다. 아태기후센터 문수연 박사가 주저자로, 아태기후센터 김옥연 박사와 한국과학기술원 김형준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기상청 연구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AI기반미래기후기술개발원천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선은 성질이 다른 차가운 공기 덩어리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만나는 경계선이다. 이 경계를 따라 남쪽의 뜨겁고 습한 수증기가 들어오면 공기가 강하게 솟구치며 거대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전선 주변의 덥고 습한 공기는 땀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심한 더위를 일으킨다. 보통 전선은 6~8월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왔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이 되면 남쪽으로 물러난다.

연구팀은 1979년부터 2025년까지 47년간의 유럽중기예보센터 ERA5 재분석자료를 활용해 동아시아 전선의 위치를 정밀하게 추적했다. 그 결과 전선의 평균 위치는 10년마다 위도 약 0.33도씩 북쪽으로 이동하는 장기 추세를 보였다.

최근 20년(2006~2025년)을 과거 20년(1979~1998년)과 비교하면 장마철인 6월 25일~7월 15일에는 전선이 위도 약 1.32도, 거리로 약 146㎞ 북상했다. 늦여름인 9월 10~30일에는 위도 약 1.92도, 약 213㎞나 북쪽으로 올라와 장마철보다 훨씬 큰 변화를 보였다.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직선거리에 맞먹는 만큼 비구름의 길목이 북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연구팀은 기온과 습도, 햇볕을 종합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 위험도를 나타내는 습구흑구온도(WBGT)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9월 전선이 북상하면서 더위와 집중호우가 동시에 나타날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늦여름 전선 위치가 북쪽에 있던 상위 25% 연도는 하위 25% 연도보다 강수와 습구흑구온도가 함께 기준값을 넘는 날의 비율이 약 8~19배 높았다. 장기 추세를 제거한 뒤에도 약 3~9배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장마철에 중부지방의 강수 강도와 남부지방의 열스트레스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늦여름에는 우리나라 전반에서 강수와 열스트레스가 함께 늘어나는 양상이 뚜렷했다.

습구흑구온도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태양 복사열, 바람을 모두 반영해 사람 몸이 실제로 받는 더위 부담을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땀이 마르지 않아 열스트레스가 급격히 커진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온난화로 전선에 동반되는 강수가 강해졌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전선 자체의 위치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9월에도 늦더위와 호우가 잦아지는 원인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수연 아태기후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근 9월에도 이례적인 늦더위와 호우가 빈번해지는 원인을 대기 중 전선의 위치 변화를 통해 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해가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폭염과 집중호우를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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