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비자생협 지원 창구, 11월 13일 중기부로 옮긴다

특집/기획 / 박영복 기자 / 2026-11-03 1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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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 설립인가는 중기부로, 개별 조합은 시·도 유지…발전계획 수립이 다음 과제
▲ 사진제공=한살림연합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소영)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소관부처를 공정위에서 중기부로 바꾸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시행되는 오는 13일부터 새 체계가 적용된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 5월 12일 공포된 개정법을 시행하기 위해 사무 처리기관 명칭 등을 정비한 것이다.

소관 이동이 바꾸는 인가 창구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소관부처 명칭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으로, 위임법령 명칭을 총리령에서 중소벤처기업부령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생협 연합회와 전국연합회의 설립인가 등은 중기부가 맡는다. 개별 조합의 설립인가와 관리·감독은 지금처럼 관할 시·도가 담당한다.

소비자생협은 2018년부터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예외적으로 중소기업으로 인정돼 정책자금과 국내외 판로 지원 대상에 포함돼 왔다. 디지털데일리와 머니투데이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개정으로 그 지원 근거가 법적으로 더 분명해진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이번 이관은 새 혜택을 만드는 조치라기보다 지원 창구와 근거를 하나로 모으는 변화에 가깝다고 풀이된다. 개별 조합이 체감할 변화는 중기부가 앞으로 내놓을 지원책에 달려 있다.

감독 중심에서 성장 지원 중심으로

같은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생협과 연합회는 사업 규모가 커지고 조직이 기업에 가까워지면서 감독 중심이 아닌 성장 지원 중심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중기부 이관을 희망해 왔다. 두 부처가 이관을 공동 추진했고, 법 개정안은 지난 4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도 있다. 한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살림·아이쿱·두레생협 등 5대 생협연합회 기준 조합원은 약 170만 가구, 전국 130개 조합과 1010여 개 매장이 있고 연간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경제 활동이 이뤄진다. 다만 이는 한 매체의 보도이며 정부 통계로 교차 확인되지는 않았다.

중기부는 이관 뒤 사업 다각화와 자금 조달 경로 확대 등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과, 사업 확장에 따른 투명성 강화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두 갈래가 이관 이후 지원의 큰 줄기로 제시된 셈이다.

조합이 우선순위로 준비할 것은

지원 창구가 달라지는 만큼 연합회 차원의 인가와 지원 안내가 어디서 이뤄지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으로 보인다. 개별 조합은 설립인가와 관리·감독을 계속 시·도에서 받기 때문에, 중기부와 시·도 두 곳과 소통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

중기부가 사업 다각화와 자금 조달 경로 확대, 투명성 강화를 지원 방향으로 제시한 만큼 조합은 사업 확장 계획과 필요한 자금, 내부 관리 체계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책자금과 판로 지원 대상이었던 만큼 기존 제도를 얼마나 활용해 왔는지 점검하는 일도 필요해 보인다.

중기부는 소관 변경에 앞서 소비자생협 연합회와 만나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등 정책 지원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22일 5대 생협연합회와 간담회를 열었고, 여기서 나온 의견을 2027~2029년 소비자생협 발전계획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장이 확인한 사업과 공익의 접점

생협 현장에서는 이미 사업과 공익을 함께 다루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살림고양파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지난 10월 31일 경기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 안 한살림DMZ평화농장에서 생산자 회원과 소비자 조합원 60여 명과 함께 벼베기 행사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낫으로 벼를 베고 수동 탈곡기로 낟알을 털었으며, 감탄벼로 지은 밥과 떡을 먹으며 밥맛을 평가했다. 감탄벼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한 메탄 저감 벼 품종이다.

행사에 참여한 농촌진흥청 황현영 연구원은 감탄벼가 뿌리에서 나오는 유기물이 줄어 메탄 발생을 약 16% 줄일 수 있고, 화학비료를 표준 대비 50% 적게 써도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어 유기벼 재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살림연합에 따르면 한살림고양파주는 2003년 창립해 고양·파주에서 약 5만 세대 조합원과 9개 매장을 운영한다. 한살림 전체로는 전국 약 100만 세대 소비자 조합원과 2262여 세대 생산자가 친환경 먹을거리를 직거래한다.

김현준 한살림고양파주 기획홍보팀장은 “이번 감탄벼 수확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유기농업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서 더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 영역 전반에서는 민간 투자와 잇는 시도도 나온다. 신나는조합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MARU180에서 연 데모데이에서는 고용노동부 주최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사업 참여기업 15개사가 임팩트 투자 분야 전문 투자자 7명 앞에서 IR 발표를 했다. 소비자생협이 자금 조달 경로를 넓히는 방향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전계획이 가를 다음 과제

소비자생협법에 따라 공정위는 3년마다 조합 활성화를 위한 발전계획을 세워 시행하게 돼 있고, 소관이 바뀌면 이 계획의 주체도 중기부가 된다. 중기부는 소비자생협 활성화를 위한 발전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발전계획의 발표 시점과 보조금·융자 규모 같은 구체적 지원 수단은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관의 취지가 성장 지원인 만큼 계획에 어떤 수단이 담기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두 번째 과제는 정책 전달 구조다. 연합회는 중기부가, 개별 조합은 시·도가 맡는 이원 구조에서 연합회 단위 지원이 개별 조합 현장까지 닿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세 번째로, 생협이 사회적 가치와 사업을 병행해 온 만큼 성장 지원이 공익적 역할과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도 계획 수립 과정에서 함께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관 변경이 시행되는 13일 이후 중기부가 연합회와 조합에 어떤 안내와 지원책을 내놓는지가 이번 이관의 성과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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