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하는 AI 에이전트 시대, 투자는 실행과 연결로 간다

특집/기획 / 박기영 기자 / 2026-10-27 11: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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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챗 1000만 달러 시리즈A·오르카라우터 신모델 당일 연동, 실행형 AI 경쟁 본격화
▲ 사진제공=컨티뉴엄 AI

AI가 사람의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상품을 팔고, 마케팅을 짜고,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투자 자금도 이런 실행형 AI 에이전트와 그 에이전트를 움직이는 모델 연결 인프라로 향하는 모습이다.

이번 주 아시아에서 나온 두 소식은 이 흐름을 잘 보여 준다. 홍콩의 AI 고객경험 플랫폼 옴니챗(Omnichat)은 1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싱가포르의 AI 게이트웨이 오르카라우터(OrcaRouter)는 새로 공개된 대형 언어모델을 공개 당일 자사 서비스에 연동했다. 하나는 일하는 에이전트를 파는 회사, 다른 하나는 에이전트가 쓸 모델을 이어 주는 회사다.

옴니챗은 지난 26일 오픈스페이스캐피털(Openspace Capital)이 주도하고 다윈벤처스(Darwin Ventures), 에이콘퍼시픽벤처스(Acorn Pacific Ventures)가 참여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자금으로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키우고, 옴니 AI 에이전트 연구개발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옴니 AI 에이전트는 옴니챗이 올해 내놓은 AI 에이전트 묶음이다. 마케팅 에이전트는 명령 한 줄로 고객군을 나누고 메시지 캠페인을 통째로 만든다. 세일즈 에이전트는 채팅 안에서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까지 마무리하며, 고객서비스 에이전트는 하루 24시간 문의를 처리한다.

여기에 옴니클로(OmniClaw)는 고객 행동과 대화 흐름, 매장별 매출 기여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AI 비즈니스 분석가 역할을 맡는다. 마케팅과 영업, 고객 응대 조직이 하던 핵심 업무를 채팅 안에서 AI가 대신하는 구조다.

시장 반응도 빨랐다. 지난 6월 출시된 옴니클로는 두 달 만에 약 300개 브랜드가 도입했고, 같은 기간 마케팅 에이전트를 쓰는 브랜드 수는 3배로 늘었다. 회사는 여러 채팅을 한곳에 모으는 데 그치는 공용 수신함 도구와 달리, 마케팅과 판매, 고객 응대를 하나의 고객 정보로 묶고 오프라인 매장 구매까지 대화에 연결해 매출 기여를 계산한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시장과 맞닿은 부분도 있다. 옴니챗의 에이전트는 왓츠앱,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위챗, 틱톡과 함께 카카오톡에서도 작동한다. 다이슨, 휠라, 왓슨스, 록시땅 등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해 5000곳이 넘는 고객사를 두고 있어, 아시아 메신저 커머스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직접 부딪칠 수 있는 구조로 보인다.

앨런 챈(Alan Chan) 옴니챗 창업자 겸 대표는 “이번 시리즈A는 대화형 커머스에서 AI 주도 커머스로 넘어가는 중요한 단계”라며 “기존 메시징 도구는 판매를 일으키려면 여전히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우리 플랫폼에서는 기업이 판매와 마케팅, 고객 지원을 쉬지 않고 해내는 에이전트를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를 이끈 오픈스페이스캐피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시아 전문 운용사로, 고젝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동남아 기반 투자사가 홍콩 AI 에이전트 기업에 자금을 댔다는 점에서, 아시아 투자자들이 인력을 늘리지 않고 매출을 키우는 AI 에이전트를 유망 분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전트가 실제로 일하려면 그 뒤에서 돌아가는 언어모델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목받는 것이 여러 AI 모델을 하나의 창구로 묶어 주는 AI 라우터, 또는 게이트웨이다.

싱가포르 기업 컨티뉴엄 AI(Continuum AI)가 개발한 오르카라우터는 문샷AI(MoonshotAI)가 지난 24일 공개한 플래그십 모델 키미 K3.1 프로(Kimi K3.1 Pro)를 같은 날 자사 API에 연동했다고 27일 밝혔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같은 API 키와 같은 호출 규칙으로 바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오르카라우터의 운영 방식이다.

키미 K3.1 프로는 키미 K3를 후속 학습한 오픈웨이트 멀티모달 추론 모델이다. 입력 컨텍스트는 104만8576토큰, 한 번에 내놓는 출력은 최대 94만3718토큰이다.

코드 저장소와 이슈, 테스트 기록, 문서를 한꺼번에 넣고 긴 결과물을 한 번에 받아 볼 수 있는 크기다. 텍스트와 이미지에 더해 짧은 영상도 입력으로 받는다.

특히 에이전트용 기능이 눈에 띈다. 추론 강도를 네 단계로 고를 수 있고, 에이전트가 도구를 호출하는 흐름에 필요한 함수 호출과 구조화된 JSON 출력을 지원한다. 오르카라우터는 이 모델이 장시간 코딩, 에이전트형 도구 사용,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합 추론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AI 라우터의 강점은 갈아타기 쉽다는 데 있다. 오르카라우터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호출 형식을 모두 받아, 개발자가 쓰던 개발도구는 그대로 두고 접속 주소와 키만 바꾸면 된다.

한 게이트웨이에서 200개가 넘는 모델을 제공해 같은 과제를 여러 모델에 돌려 결과를 비교할 수도 있다. 회사는 약 4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세운다.

두 사례를 함께 보면 AI 산업의 돈과 경쟁이 어디로 움직이는지가 드러난다. 모델을 엮어 실제 업무를 끝까지 해내는 에이전트, 그리고 새 모델을 빠르게 갈아 끼우게 해 주는 연결 계층에서 스타트업의 기회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AI 스타트업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옴니챗은 카카오톡을 포함한 아시아 메신저 전반에서 판매와 응대를 자동화하고 있고, 오르카라우터는 한국어 보도자료를 내며 국내 개발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국내 시장도 이미 해외 에이전트·인프라 기업의 경쟁 무대가 된 셈이다.

투자자의 눈길도 기술 자체보다 성과로 옮겨 가는 것으로 보인다. 옴니챗이 앞세운 것은 도입 브랜드 수와 대화에서 나온 매출 기여였다. 국내 AI 스타트업도 특정 업무를 끝까지 처리하는 실행력과 그 성과를 숫자로 증명하는 능력을 갖춰야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과제도 있다. 새 모델이 공개 당일 서비스에 오를 만큼 교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특정 모델에 묶인 서비스는 금세 뒤처질 수 있다. 새 모델을 빠르게 시험하고 바꿀 수 있는 구조와 메신저·매장을 잇는 고객 데이터를 함께 갖추는 것이 국내 AI 스타트업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원문 출처: Omnichat Limited, "Omnichat Raises US$10M Series A Led by Openspace Capital to Scale AI Agent Platform and Drive Global Expansion" (2026년 10월 27일)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omnichat-raises-us10m-series-a-led-by-openspace-capital-to-scale-ai-agent-platform-and-drive-global-expansion-3029197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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